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20일 오전 경기도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스의 유엔군사령부(UNC·유엔사)를 방문해 폴 러캐머라 사령관을 만나 협력 강화방안을 논의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통일부 장관이 청사 등에서 유엔사 지휘부를 만난 적은 있으나 유엔사 본부를 방문한 것은 처음이다. 김 장관은 이날 러캐머라 사령관에게 "유엔사는 6·25전쟁에서 국군과 함께 북한의 남침을 격퇴해 대한민국을 지켜냈고, 전후 70년간 정전협정의 이행·준수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으며, 유사시에는 전력을 제공하게 된다"며 유엔사가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를 위한 핵심적 역할을 하는 데 대해 사의를 표했다. 김 장관은 또 "한반도 평화유지뿐 아니라 통일과정에서도 유엔사 및 회원국과 협력 파트너로서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러캐머라 사령관에게 정기적 소통체계 구축, 상호 강의·방문 프로그램 운영, 판문점 견학 재개 등을 제안했다고 통일부는 설명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정전협정 이행 등 한반도 평화를 지키기 위한 유엔사의 역할과 노력을 설명하고 앞으로 유엔사, 유엔사 회원국과 통일부의 협력 확대 필요성에 공감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김 장관의 유엔사 방문은 문재인 정부에서 다소 껄끄러운 관계였던 유엔사와의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2018년 남북 경의선 철도공동조사가 군사분계선(MDL) 통행규정을 위반했다는 유엔사의 제지로 지연되고, 2019년에는 독감 치료제인 타미플루의 대북 지원이 유엔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을 문제 삼은 유엔사의 제동으로 무산되기도 했다. 당시 통일부는 유엔사의 비무장지대(DMZ) 관할권을 군사부문에 한정해 해석한 반면, 유엔사는 분야와 관계없이 군사분계선(MDL) 통과와 관련해선 권한을 행사하면서 갈등을 빚은 것이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김 장관의 유엔사 방문에 대해 "윤석열 정부의 유엔사 중시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이번 면담이 유엔사의 한국 안보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를 재인식하고 협력 관계를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고위 관계자는 "정전협정에 따르면 DMZ 관할권은 유엔사에 있고, 통일부는 남북교류 업무를 관장하므로 양측의 협력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유엔사 방문에는 지난 정부에서 다소 껄끄러웠던 관계를 뒤로 하고 통일부와 유엔사의 긴밀한 협력을 복원한다는 선언적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21일엔 주한공관을 두고 있는 21개 6·25전쟁 유엔참전국 대상으로 주한대사 초청 정책설명회를 개최한다. 통일부는 김 장관의 유엔사 사령관 면담과 유엔참전국 주한대사 정책 설명회에 관해 "유엔사 및 유엔사 회원국과 협력 지평을 '평화 유지'에서 '통일 협력'으로 확대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구 대변인은 "통일부는 지난 8월 18일 캠프 데이비드의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확인된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유엔사와 유엔사 회원국과의 소통을 지속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세계연합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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