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럼-김기영 회장(문화원장)] '101주년 어린이날' 미래의 국력을 생각하자!
김기영 회장 | 입력 : 2023/05/07 [17:37]
5월 5일은 '101주년 어린이날'로써 국어사전을 보면 어린이들을 올바르게 키우고 슬기로우며 씩씩하게 자라도록 하고, 어린이에 대한 애호사상을 앙양하기 위하여 지정한 날로 기록되어 있다. 이날은 장난감이나 기타 선물, 맛있는 외식, 등으로 가정마다 아이들에게 제 2의 생일날로 다양한 이벤트를 치러주지만 이날만 그래야 되고 나머지 364일은 마냥 외면해도 되는 것일까. 먼저 어린이날 아이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날인만큼 나름 소정의 대우를 기대한다. 그런 기대감은 지금 30살, 50살 70살이 된 기성세대들도 어릴 때는 같은 날이었고 지금의 아이들도 어른이 되면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초등학교 시절, 부모님이 자장면으로 외식을 시켜주셨고 평소 벼르던 로봇태권브이 장난감도 손에 거머쥐는 행운의 날이었다. 문득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할머니와 살던 친구의 눈빛은 지금도 선하다. 세상이치가 다 그러하듯 비 오는 날이 소금장수에게는 최악이지만 우산장수에게는 호황인 것과 같은 것인데 살면서 주어진 행복에 비해 누군가는 유난히 슬픈 날이기도 한 것이다. 요즘처럼 한집 건너 이혼율을 나타내는 현실 속에 한 부모 밑에 자라던 아이들 눈에 양부모 손잡고 놀이동산을 가는 친구는 부러울 것이고 경제적으로 아무런 기대도 못하는 환경의 아이들에게는 어린이날이 더욱 쓸쓸한 날인 것이다. 어린이는 약자다. 아울러 여성도 노인도 약자다. 전쟁이 나면 가장 위험에 노출되는 계층이고 IMF처럼 경제적 한파가 몰아치면 자본주의 생리상 오도 가도 못하고 허덕여야 하는 게 약자들이다. 가령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강타할 때 어른들이야 어떤 식이든 버텨보겠지만 이혼, 가난, 질병, 등 모든 불행의 조건 속에 어떤 선택의 여지도 없이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는 어린이들이야 말로 자생력 없는 난관에 처하게 된다. 특히 벼랑 끝에 내몰린 가장들이 극단적 선택을 할 때는 죄 없는 자녀들까지 물귀신처럼 동행하는 경우가 그러하다. 일단 사람은 태어날 때 자기 먹을 건 갖고 난다는 말이 있다. 산 입에 거미줄 치겠냐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인데 사회복지의 손길이나 주변인들의 도움으로 나름 살아갈 수 있음에도 자녀들의 목숨이 가장의 소유물인 냥 동반자살로 이어지는 뉴스가 끊임없이 보도되고 있다. 처음부터 늙은이가 없듯이 자녀들도 아이로 계속남아 있지 않는 것이니 훗날 커서 무슨 인재가 될지 알 수 없는 것이 아이들의 미래다. 급락하는 출생률 속에 그나마 생명으로 태어난 아이들마저 귀히 여기지 못하고 학대하거나 기성세대의 욕구충족에 소재로 사용되거나 복지사각지대로 내몰린 다면 현 세대의 책임소재는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누구의 아이냐 어느 집의 아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장차 대한민국을 이끌어가고 지구의 종주국으로 세울 인재일 수도 있는 것이다. 무릇 내 자식만 잘 키운다고 잘하는 건 아니다. 제아무리 잘 키워도 잘못 키워진 아이와 친구가 되거나 결혼상대가 된다면 그것까지 가늠할 수 없는 게 인간관계이니 비록 남의 자식이나 이웃집 아이라 하더라도 가슴에 대못박힐 말이나 폭력이나 학대하는 것은 개인이 잘못을 넘어 반사회적 범죄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문득 세간에 떠도는 신창원 사건이 오늘 같은 날 전제되는 것은 어린이에게 한마디 칭찬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게 하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아버지와 계모의 폭력, 담임교사로부터 받은 수모와 모멸감으로 중학교를 중퇴하고 비행청소년이 되어 소년원과 교도소를 이감 다니며 절도, 강도, 살인 등의 범죄를 저지르게 된다. 지금도 복역 중인 신창원이 남긴 말 중에는 “어느 교사가 이 **야 돈 안 가져 오고 왜 학교 오나 꺼져”라는 말을 듣고 마음속에 악마가 생기게 됐다는 이야기다. 말 한마디가 한 인간을 영웅으로 만들 수도 있고 악마로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어필한 것이다. 현대사회에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스마트폰 이나 브랜드 가방보다 관심과 사랑이다. 여기까지는 모두 다 알고 있지만 과연 실천하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가장 먼저 아이들은 표가 안 된다. 투표권이 없으니 정치권에서 볼 때 관심거리의 차 순위가 될 것이며 예산 또한 아이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영역보다는 아이들을 담보로 간접적으로 챙길 수 있는 관계자들이 우선이다. 점차 줄어드는 아이들에 비해 온갖 명분의 예산은 그대로 유지되는데 세부적인 내역까지 나열하면 국민들의 공분만 살 것이고 필자만 교육계의 눈총을 받을 것이기에 각설하고, 어차피 지출해야할 국민세금을 아이들의 피부와 정신세계의 성장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지출되었으면 하는 바램 이다. 제 아무리 많은 예산을 짜도 이리저리 너도나도 빼먹고 남은 돈으로 결식아동들 편의점 김밥구입비 정도로 그친다면 나눠먹은 자들이나 묵인하거나 관심 없는 국민들까지 공범이라 볼 수 있다. 실제 급식아동들의 구매현황을 보면 삼각 김밥과 우유구입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도 인터넷에 겨울방학 결식우려아동 급식지원신청을 보면 아동복지법 제 35조 및 동법 시행령 제 36조에 따라 복지부서의 예산이 정해져 있다. 도시락 공급업체의 선정기준을 봐도 그렇고 코로나19가창궐하던 시절 복지사각지대에서 굶고 있던 아이들의 심각한 현실은 관리감독 기관의 철저한 현장조사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굳이 어떤 업체가 관련 공무원과 단합해 얼마를 어떤 식으로 나눠먹었는지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누군가의 도둑질이 아이들의 밥상을 부실하게 만들고 탁상머리 정책으로 인해 남는 도시락이 무더기로 버려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아이 한 명을 두고 먹고 가르치고 입히고 재우는 과정에 몇 명의 어른이 먹고사는지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다. 안 그래도 줄어드는 아이들이다. 있는 아이들이라도 제대로 먹이고 가르쳐서 인재를 만들어야 훗날 대한민국을 유지하는 인재가 되지 않을까. 특히 아이들을 쾌락이 도구로 삼는 범죄는 살인죄 이상으로 엄히 다스려야한다. 물렁한 판결들이 이를 돕는 셈이고 변호사만 잘 사면 그냥 저냥 넘어가는 사회풍토부터 바로잡아야 한다. 아이들이 악마가 되고 천사가 되는 것은 스스로의 선택이나 결정이 아니라 현 세대의 숙제이자 배려만이 갈림길을 정하는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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